어떠한 순간에도 현대인의 곁을 함께하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핸드폰과 커피가 아닐까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커피와 함께 하루를 시작합니다.
전날은 하루가 끝나는 것이 아쉬워 늦게 자게 되고, 다음 날은 부족한 수면에 잠이 깨지 않아 커피를 찾게 됩니다.
직장인을 위한 커피를 건강하게 마시는 팁
활기찬 하루를 위한 커피가 아니라,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 카페인이 필요해진 것이라면, 분명, 좋지 못한 습관일 겁니다. 게다가 오후에 커피를 마시면 밤에 잠을 못 잔다는 것 또한 많은 연구로 밝혀졌습니다. 카페인은 수면 조절을 담당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하여 수면을 방해합니다. 때문에 잠에 들기 6시간 정도 전부터는 카페인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멜라토닌은 낮에 햇빛에 노출되어 있을 때 생성되어, 저녁 7시부터 분비가 시작되고, 저녁 10시에 급상승합니다. 그렇다면 카페인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선, 멜라토닌 분비가 시작되는 7시의 6시간 전인 오후 1시까지만 카페인을 섭취해 주는 것이 좋겠군요.
하지만, 중요한 사실이 아직 하나 남았습니다. 아침에는 커피를 마시면 마실수록 나중엔 더욱 더 졸리게 됩니다. 이것 또한 호르몬의 영향인데요. 아침에 잠에서 깨면 우리의 몸에선 코르티솔이라는 잠을 깨우는 호르몬이 나옵니다. 커피를 마시면 코르티솔의 분비가 촉진됩니다. 기상 직후 1-2시간 동안에는 코르티솔 분비가 가장 많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커피를 장기간 아침 복용할 경우 나중엔 자연적으로 만들어내는 코르티솔 양이 점점 줄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카페인이 없으면 코르티솔 분비가 너무 적으니, 커피 없이는 아침을 견딜 수 없게 되는 것이죠.
게다가 아침 공복 커피는 위산과다 분비를 유발하여 장기적으로는 역류성 식도염, 역류성 후두염, 위궤양 같은 소화 기관의 문제를 일으킬 염려 또한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기상 후 아침식사까지 하고 난 뒤 1-2시간 뒤부터 점심 식사 직후까지의 시간 내에 커피를 마시는 겁니다. 아침식사라고 해서, 밥과 국, 반찬까지 전부 차려진 식사일 필요는 없습니다. 바나나 하나 정도만이라도 위에 자극을 줄이고, 혈당 조절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니 더 오랫동안 모닝 커피를 즐기기 위해선 건강에도 좋은 바나나를 아침에 꼭 하나 먹은 뒤 커피를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멜라토닌 정보 출처 :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ND의원 박민수 의학박사’
‘코르티솔 정보 출처 : 월스트리트 저널 |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심장전문의 그레고리 마커스 교수’
‘소화기 정보 출처 : 허프포스트 | 미국 소화기내과 의사 수프리야 라오 박사’
우리의 뇌가 카페인을 이토록 좋아하는 이유
커피공화국이라 불리는 우리나라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것이 습관의 일부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맛이 좋아서가 아닐 겁니다. 카페인은 중추 신경에 약리적인 작용을 하는데, 이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카페인은 우리의 신체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요?
① 카페인의 코르티솔 분비 촉진 효과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효과를 만드는 코르티솔 분비 촉진 효과입니다. 원래라면 가만히 있어도, 아침에 일어나서 1-2시간 뒤면 잠이 좀 깨는 각성효과가 이루어집니다. 여기에 효과가 가중되면 평소보다 훨씬 더 정신이 말짱하게 느껴지는 거죠.
② 도파민
뇌 세포는 흥분과 억제를 반복합니다. 뇌가 흥분하면 기분이 함께 좋아지는 데, 카페인을 복용하면 동일한 효과가 나타납니다. 카페인이 뇌신경 억제를 막기 때문입니다. 억제를 막으니 흥분이 좀 더 많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그 유명한 도파민 분비가 촉진됩니다. 현대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보상효능을 주는 도파민 분비 촉진은 카페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약물중독을 강력하게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도파민의 분비가 촉진되는 현상은 카페인의 양과 관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카페인 함량이 많든 적든 도파민은 카페인이 있냐 없냐에 영향을 받으니, 카페인 중독을 막기 위해 디카페인을 마시는 것에는 효과가 없다는 겁니다.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인위적 보상인 약물을 사용하면 자연보상 보다 2~10배 많은 양의 도파민이 분비되고, 효과도 훨씬 오래 지속되므로 자연보상 행동이 주던 행복은 상대적으로 당연히 적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진출처 : 보건복지부 국립부곡병원)
③ 아데노신수용체
아데노신은 뇌가 에너지사용량을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됩니다. 아데노신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에너지 소모가 많았다는 것이죠. 당연히 아데노신 양이 많아지면 뇌 흥분이 억제되며, 졸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카페인이 이 아데노신을 측정하는 아데노신수용체에 작용합니다. 아데노신수용체는 아데노신 양을 측정하는데, 수용체가 일을 하지 못하게 만드니 뇌가 계속해서 흥분상태에 머무르게 합니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사회는 이런 중독성 물질인 카페인, 도파민 등이 없다면 견디기 너무 힘든 것은 아닐까요? 하지만, 이런 우리 사회를 바꾸는 것보단, 매일 매일 마셔야 하는 커피를 즐기는 패턴을 바꾸는 것이 훨씬 더 쉬운 일이겠죠?
카페인은 먹지 않는 것이 좋을까?
카페인은 얼마나 먹을 때부터 몸에 영향을 미칠까요? 카페인이 독성을 일으키는 농도는 1,000mg입니다. 그리고 카페인의 치사량은 그 10배입니다. 박카스 한 병에 들어있는 카페인의 양은 약 30mg이고, 카페인의 영향은 12시간 내에 사라지며, 빠르면 3시간 내에 50%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그렇다면 카페인의 독성이 체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독성을 일으키는 농도 1,000mg이 한 순간에 작용해야 합니다. 즉, 박카스 33병을 원샷해야 카페인의 독성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박카스 330병(1병에 100ml, 33병이면 33리터)을 원샷하면 카페인을 치사량만큼 먹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것이죠.
33리터 정도면, 뭘 원샷해도 카페인이 작용하기 전에 사망에 이를 것 같으니, 카페인 함량이 좀 더 높은 스타벅스 커피로 비교해 본다면 어떨까요?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 한 잔의 용량은 355ml로, 카페인은 박카스의 5배인 150mg이 들어있습니다. 이 경우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는 7잔을 원샷했을 때 카페인의 독성 효과가 시작됩니다. 아메리카노를 70잔(24리터)을 원샷하면 카페인의 영향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물의 치사량이 6리터 정도이므로 이렇게 보면, 카페인이 실제로 인체에 독성을 유발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카페인의 영향이 12시간이면 전부 배출되며, 보통 5-6시간 내에 카페인의 농도가 절반으로 떨어지는 것을 생각해 보면 하루종일 커피를 10잔을 마신다고 해도 카페인의 독성은 발휘하지 않습니다.
다만,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카페인을 분해하는 효소가 다르며, 카페인이 다른 사람들보다 혈중에 오래 남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또한 같은 양의 카페인 함량을 섭취해도, 지니고 있는 유전자의 형태에 따라 카페인이 신체에 더 큰 작용을 내기도 합니다.
카페인이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다름 아닌 수면에 끼치는 영향 때문입니다. 카페인이 신경계에 작용하는 효과는 누구에게나 동일합니다. 식약처의 일일카페인 권장량은 성인이 400mg, 임산부는 150mg, 어린이는 체중당 2.5mg 이하입니다. 성인 기준으로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2잔 정도가 딱 적당한 수준입니다. 미국정신의학회에서는 매일 250mg 이상의 카페인을 복용하면 카페인 중독으로 진단하는 기준이 되니, 카페인은 적절한 시간에 적정량을 마시는 것이 현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카페인 치사량 정보 출처 :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카페인에 의외의 효과도 있을까?
의외로, 특수한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카페인을 섭취해 온 노년층에서 수면 장애를 더 적게 경험한다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 건강과학과 마그릿 올토프 교수팀은 노년층의 커피 섭취와 수면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 최신호에 발표했는데요. 연구 결과 카페인을 멀리한 노년 여성은 카페인을 즐기는 사람보다 수면 장애를 더 많이 경험했습니다. 수면 부족 위험도 2.3배 더 높았습니다. 노년 남성도 카페인을 섭취한 경우 수면 장애와 수면 부족 경험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동안 카페인에 관한 연구는 다양하게 진행돼 왔습니다.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위험을 감소시키는 등 카페인 섭취의 이로움을 확인한 연구도 많습니다. 또 커피에는 카페인을 비롯한 다양한 항산화 성분이 많아 알츠하이머·파킨슨·비만·우울증·만성 간 질환·심부전 발병 위험을 낮춰준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탈리아 베로나 대학 연구팀은 미국 화학회(ACS) 학술지 ‘농업 및 식품 화학 저널’(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을 통해, 에스프레소 화합물이 타우단백질 응집을 억제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타우단백질 응집은 알츠하이머 치매와 유의미한 작용을 하기에,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발표된 것입니다.
다만, 청소년 카페인 섭취는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카페인은 잘만 활용하면 우리의 일상에 더 큰 활력과 집중력을 제공할 수 있는 너무나 좋은 음료입니다. 하지만, 청소년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카페인은 커피에만 들어있는 것이 아닙니다. 초코우유, 녹차, 홍차 등 다양한 음료에 카페인이 들어있는데, 최근 청소년의 카페인 섭취가 많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카페인 복용 후 지나친 도파민 분피로 인한 중독성은 뇌의 민감도가 높은 어린 나이일수록 강해집니다. 전두엽 발달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아이들은 카페인이 뇌 세포 발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청소년은 성인보다 카페인 대응력이 낮으니, 카페인이 몸에서 사라지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뇌의 발달, 성장, 수면의 질 등 많은 부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이 2022년 전국 800개 중고등학교 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1주일 3번 이상 카페인을 섭취한다고 응답한 학생은 22.3%에 달했으며, 고학년일수록 수능과 모의고사 등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커피를 더 자주 마시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 카페인 과다 섭취가 성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카페인 과다 섭취는 체내 칼슘 흡수를 방해해 성장에 미칠 수 있다”며 “커피를 마신 직후엔 잠시 집중력이 오를 수 있지만, 장기간 섭취할 경우에는 카페인 효과가 떨어져 오히려 집중력이나 주의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 교수는 이어 “학생들이 카페인 음료를 꼭 마셔야 한다면 식약처가 제시한 권고량을 넘지 않는 소량만 섭취해야 하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합니다.

카페인 자체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도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잠이 중요한 시기에 수면 습관이 좋지 않다는 것은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커피가 어른들의 음료인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만, 그렇다고 규제를 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이 무엇보다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상대적으로 성인에게만 판매 가능한 알코올과 비교하면, 카페인의 중독성 및 신체영향은 적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카페인을 섭취해선 안되겠죠. 언제나 누구라도 건강하게 카페인을 즐기기 위한 방법을 모두가 고민해 볼 수 있다면, 커피공화국인 한국 사회에서 커피 속의 카페인은 부정적이기보단 긍정적인 효과로 사회에 기여하게 될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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